이틀 전에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현대차 전자식 조향장치(MDPS; Motor Driven Power Steering) 문제를 다루었어요. 현대나 기아차를 모는 차주 중에 운전 중 핸들이 말을 듣지 않아서 큰 사고를 당할 뻔한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주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라구요. 나도 저 상황이었다면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까 섬뜩해지더라구요.
과거에는 유압식 핸들을 사용해서 순수 인력으로 앞바퀴 방향을 조종했다면 요즘은 ECU와 모터를 이용해서 앞바퀴 방향을 조종하는 일명 MDPS 장치를 대부분 채용하는데 유독 현대 기아차에서 운전 중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8명이 모는 차종이라서 절대적인 수치가 더 많을 지 모르겠지만요.
근데 이 방송에 나온 자동차 명장이나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봐도 운전자 과실이 아니라 자동차 조향장치에 문제가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문제를 일으킨 차량의 핸들 부분을 분해해보니 커플링이라는 작은 열결 부품 하나가 심하게 마모돼거나 깨져있더라구요.
정식 서비스센터에서 이 장치만 교체하는 데도 10만 원 이상의 수리비가 드니까 어떤 차주는 몇천 원 들여서 그 부품을 구매한 다음에 직접 교체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네요. 그 부품 자체가 내구성이 떨어져서 만에 하나 운전 중에 문제를 일으키면 누구나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봐요.
현대 측에서는 해당 부품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기간 상관없이 무상으로 교체해주겠다고 했는데 왠지 땜질식 처방 같아서 씁쓸하더라구요. 이렇게 안전과 직결된 사안은 원가절감이라는 미명 하에 저렴한 부품을 쓸 게 아니라 비용을 좀 들이더라도 좀더 안전한 부품을 쓰는 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대기아차에도 유리할 것이라 봅니다.
몇년 전부터 부쩍 외제차 점유율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지금껏 (애국심때문이든 가성비가 높아서든) 국민들 다수의 사랑을 받아온 기업이 국민의 안전을 볼모로 이익을 추구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